
전고체 배터리는 기사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립니다. 그런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5월 낸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26」에서 전고체가 약속하는 긴 주행거리와 높은 안전성이 아직 실제 쓰임에서 입증되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이 글은 전고체 배터리가 무엇인지, 이미 차에 실린 반고체 배터리와 무엇이 다른지, 회사들이 상용화 시점을 언제로 발표했는지를 문서에 적힌 대로 정리합니다. 관련주나 투자 이야기는 다루지 않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란? 전해질이 액체에서 고체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음극·전해질·분리막 네 가지로 이뤄집니다. 전해질은 리튬 이온이 두 전극 사이를 오가는 길이고, 분리막은 두 전극이 맞닿아 합선되지 않게 막는 얇은 막입니다(리튬이온 배터리의 원리).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고체 배터리를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배터리로 설명합니다. IEA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적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고체 전해질이 전해질과 분리막 두 역할을 함께 맡는다는 것입니다.

IEA는 지금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고체 전해질 대신 불에 타는 유기 용매에 리튬염을 녹인 액체 전해질을 쓴다고 설명합니다. 셀 안의 구성은 셀·모듈·팩 구조에서 정리했습니다.
고체 전해질 세 갈래 — 황화물·산화물·고분자
고체 전해질은 재료에 따라 대표적으로 세 갈래로 나뉩니다. 논문에 적힌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황화물계 — 상온에서 이온이 잘 움직이고 가공이 쉬운 편입니다. 대신 수분에 약해 공기 중 습기와 만나면 유독한 황화수소가 나올 수 있고, 고전압 양극과 만나면 불안정합니다(Advanced Materials, 2026)
- 산화물계 —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구워 굳히는(소결) 공정이 필요합니다(National Science Review, 2023)
- 고분자계 — 상온에서는 이온이 충분히 움직이지 못해 높은 온도에서 써야 합니다(같은 2023년 논문)
같은 2023년 논문은 황화물계와 할라이드계(염화물 등)가 수분에 약해 건조실(dry room)에서 다뤄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장점과 단점, 상용화가 어려운 이유
전고체가 주목받는 것은 IEA 표현대로 더 긴 주행거리와 더 높은 안전성을 약속하기 때문입니다. 숫자로 된 목표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 로드맵은 2028년 400Wh/kg급 개발을 내걸었고, 아시아경제는 SK온이 에너지 밀도 800Wh/L 배터리의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전했습니다.
풀어야 할 과제도 IEA 보고서에 있습니다. IEA는 전고체 셀의 제조가 리튬이온 셀보다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썼습니다. 배터리를 작동시키려면 더 높은 압력을 가해야 하는 등 기계적 요구가 까다로워 전기차 배터리팩에 넣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안전성도 조건이 붙습니다. 2026년 학술지 Energy Z에 실린 논문은 전고체 배터리가 본질적으로 안전하지는 않으며(not intrinsically safe), 내부 단락·과충전·기계적 손상 같은 조건에서는 심한 열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불이 나지 않는 배터리'라는 수식어와 논문의 서술 사이에는 이 정도 거리가 있습니다.
반고체 배터리와 차이, 이름부터 문서마다 다르다
반고체 배터리는 뜻이 한 가지로 정해진 말이 아닙니다.
IEA 2026 보고서는 고체 전해질을 쓰는 배터리를 세 가지로 나눴습니다. IEA가 semi-SSB라 부르는 것은 고분자 전해질을 60~90℃ 정도의 높은 온도에서 작동시키는 배터리이고, 보고서는 이 배터리가 이미 상용화됐다고 밝혔습니다. 거의 고체(almost-SSB)는 양극 쪽에 적은 양의 액체 전해질을 더한 배터리이고, 전고체(all-SSB)는 액체 없이 고체 전해질만 쓰는 배터리입니다.
National Science Review의 2023년 논문은 고체와 액체를 섞은 배터리가 반고체(semi)·준고체(quasi)·유사 고체(pseudo) 등으로 불리지만 대중에게는 그냥 전고체로 여겨지기도 해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저자들은 이런 반고체 제품의 액체 비율이 공개된 적이 없고, 10~15wt%(무게 기준)로 추정된다고 썼습니다. 지금의 반고체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고친 것이고, 특히 액체 전해질에 고체 전해질을 조금 더한 정도라면 마케팅 전략일 수 있다는 대목은 저자들이 의견으로 밝힌 것입니다.
중국은 고체 전지의 용어와 분류를 국가표준으로 정했습니다. 공업정보화부가 주관한 GB/T 48093.1-2026 「전기차용 고체 전지 제1부: 용어와 분류」는 2026년 8월 28일 발행됐고 2028년 1월 1일 시행됩니다. 강제가 아닌 권장 표준(GB/T)입니다. 이 표준의 의견 수렴안 설명서(2025년 12월)에는 다음 내용이 있습니다.
- 전지를 액체 전지, 혼합 고액 전지(고체와 액체 전해질을 함께 쓰는 전지), 고체 전지 세 가지로 나눕니다
- 업계에서 널리 쓰는 말을 고려해 '반고체 전지'는 혼합 고액 전지의 허용 용어로, '전고체 전지'는 고체 전지의 허용 용어로 둡니다
- 고체 전지인지 가리는 방법으로 배터리를 120℃ 진공 상태에 6시간 둔 뒤 줄어든 무게 비율(무게 감소율)을 재고, 그 기준값을 0.5%로 정합니다

설명서의 검증 시험에서 전고체 전지(주로 황화물계)는 무게 감소율이 모두 0.5% 아래였고, 혼합 고액 전지는 1.68~10.33%로 넓게 퍼졌습니다. 설명서는 이 기준을 더 조정할지 계속 검토하겠다고 적었습니다. 확정된 표준 본문의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국가표준보다 앞서 중국자동차공정학회는 2025년 5월 22일 단체표준 「전고체 전지 판정 방법」(T/CSAE 434-2025)을 발표하며 무게 감소율 1% 미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반고체 배터리, 이미 차에 실렸다
전고체보다 먼저 도로에 나온 것은 반고체입니다. 여기서 반고체는 회사들이 그렇게 부르는, 액체 전해질을 일부 섞은 배터리를 가리킵니다.
- SAIC(상하이자동차) — 2025년 8월 5일 발표에서 반고체 배터리를 신형 MG4에 처음 양산 탑재하고 그해 안에 인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차 매체 electrive는 2025년 12월 19일 인도가 시작됐다고 보도했습니다
- NIO — 150kWh 반고체 배터리팩을 교환형 대여로 운영했지만, electrive(2025-11-17)에 따르면 수요가 적어 수백 개를 만든 뒤 생산을 멈췄습니다. 리빈 최고경영자는 이용자들이 이 팩을 기대만큼 쓰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일정, 회사 발표로 본 2027~2030
회사들이 밝힌 목표는 대부분 2027~2030년에 몰려 있습니다. 발표 주체와 날짜를 붙여 옮깁니다.
- 토요타 — 2023년 10월 이데미쓰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를 2027~28년 상용화한 뒤 본격 양산으로 이어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IEA 2026 보고서는 토요타가 2028년까지 첫 전고체 배터리 차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적었습니다
- 닛산 — 2024년 4월 건설 중인 파일럿 라인을 공개하며 2028 회계연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단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 삼성SDI — 2026년 3월 회사 뉴스룸에서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고, 적용 분야를 휴머노이드·산업용 로봇으로 넓히겠다고 했습니다
- LG에너지솔루션 — 2026년 3월 인터배터리 전시를 다룬 기사에 따르면 흑연계 전고체는 2029년 전기차용 초기 상용화를, 무음극계(음극재 없이 집전체만 쓰는 방식) 전고체는 2030년 로봇·UAM(도심항공교통) 쪽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 SK온 — 2025년 9월 대전에 전고체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했고, 아시아경제는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전했습니다
- BYD — 배터리 자회사 최고기술책임자가 2025년 2월 포럼에서 2027년 전후 전고체 배터리를 차에 시범 탑재하고 2030년 이후 대규모로 싣겠다고 말했습니다. IEA 2026 보고서도 BYD가 2027년부터 첫 전고체 전기차를 팔고 2030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적었습니다
- CATL — 쩡위췬 회장은 2026년 6월 하계 다보스 포럼에서 전고체 기술 성숙도를 1~9단계로 보면 아직 4단계라고 말했습니다. CnEVPost는 수백만 대 규모 보급이 2030년 이전에는 어렵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CarNewsChina(2026-08-10)는 CATL이 투자자 답변에서 2027년 파일럿 라인 소규모 생산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시험차와 시연도 나왔습니다.
- BMW — 2025년 5월 미국 솔리드파워(Solid Power)의 전고체 셀을 넣은 i7 시험차를 뮌헨 일대에서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메르세데스-벤츠 — EQS 시험차가 2025년 8월 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스웨덴 말뫼까지 1,205km를 충전 없이 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실린 배터리는 회사가 리튬금속 고체 배터리라고 소개한 것입니다. 마르쿠스 셰퍼 최고기술책임자는 202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이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겠다고 했습니다
- PowerCo·퀀텀스케이프 — 폭스바겐 배터리 자회사 PowerCo와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는 2025년 9월 두카티 전기 오토바이가 달리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실린 셀은 퀀텀스케이프가 전고체 리튬금속 배터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 로드맵, 2030년 본격 상용화
산업통상부(옛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9월 22일 배터리 산업기술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보도자료에 적힌 전고체 목표는 2027년 세계 최초 시제품 출시, 2028년 400Wh/kg급 개발 완료, 2030년 본격 상용화입니다. 로봇·드론·UAM 같은 새 분야의 배터리 시장을 만들겠다는 내용도 함께 실렸습니다. 보도자료는 민간 기업들이 2030년까지 약 8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설비 투자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로드맵은 나트륨 배터리는 보급형, 전고체는 고성능으로 나눠 두 갈래를 함께 지원하겠다고 적었습니다. 회사와 정부의 목표 연도가 2027~2030년에 겹쳐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정리하며
-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배터리이고,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 역할까지 맡는다(정의는 산업통상자원부, 분리막 역할은 IEA)
- 고체 전해질은 황화물·산화물·고분자 세 갈래로 나뉘며, 황화물계는 수분과 만나면 황화수소가 나올 수 있다
- IEA는 전고체의 장점이 아직 실제 쓰임에서 입증되지 않았고 제조가 복잡하며 높은 압력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 반고체는 문서마다 뜻이 다르고, 중국 국가표준의 의견 수렴안은 '반고체'를 혼합 고액 전지의 허용 용어로 두었다(확정본은 2028년 시행)
- 반고체는 NIO가 교환형 대여 팩으로 운영했고, SAIC는 MG4에 양산 탑재해 인도를 시작했다고 보도됐다(2025년 12월)
- 전고체 상용화 목표는 회사마다 2027~2030년에 몰려 있다
- 한국 정부 로드맵은 2027년 시제품, 2028년 400Wh/kg급, 2030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다음 글]에서는 캠핑카로 돌아가, 달리는 동안 배터리를 채우는 주행충전기(DC-DC 충전기)가 어떤 구조인지 정리합니다.
참고자료
- IEA(2026-05) — Global EV Outlook 2026 (전고체 정의, semi·almost·all-SSB, 제조 난제)
- 산업통상자원부(2024-09-06) — 전기차 배터리 안전 대책 참고자료 (전고체 정의)
- Zaghib 외, Advanced Materials(2026) — Comparative Advances in Sulfide and Halide Electrolytes
- Huo & Janek, National Science Review(2023) — Solid-state batteries: from 'all-solid' to 'almost-solid'
- Liang 외, Energy Z(2026) — 전고체 배터리 열 위험 (not intrinsically safe)
- 중국 국가표준 공공서비스 플랫폼 — GB/T 48093.1-2026 电动汽车用固态电池 第1部分:术语和分类 (2026-08-28 발행, 2028-01-01 시행)
- 《电动汽车用固态电池 第1部分:术语和分类》 징구의견고 编制说明(2025-12) — 세 분류·허용 용어·120℃ 360분 진공 무게 감소율 0.5%(초안)·검증 시험 1.68~10.33%
- 중국자동차공정학회(2025-05-23) — 全固态电池判定方法 T/CSAE 434-2025 발표 (무게 감소율 1% 미만)
- SAIC(2025-08-05) — 全新MG4 반고체 배터리 양산 탑재·연내 인도 예고
- electrive(2025-12-19) — MG kicks off deliveries of the MG4 with semi-solid-state battery
- electrive(2025-11-17) — Nio drops 150 kWh battery with semi-solid electrolyte
- Toyota·Idemitsu(2023-10-12) — 전고체 배터리 2027~28년 상용화 협력
- Nissan(2024-04-16) — 전고체 파일럿 라인 공개, 2028 회계연도 탑재 EV 목표
- 삼성SDI 뉴스룸(2026-03) — 인터배터리 2026 (전고체 2027년 하반기 양산 목표)
- 포인트경제(2026-03-11, 네이트 게재) — LG엔솔, 인터배터리 2026서 전고체 실물 최초 공개
- 아시아경제(2025-09-16) — SK온,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준공…2029년 상용화
- IT之家(2025-02-15) — 比亚迪孙华军:2027年启动全固态电池批量示范装车应用
- CnEVPost(2026-06-24) — CATL chairman: solid-state battery progress at level 4
- CarNewsChina(2026-08-10) — CATL, 2027년 파일럿 라인 소규모 생산 계획(투자자 답변)
- BMW Group(2025-05-20) — Solid Power 전고체 셀 탑재 i7 시험차
- Mercedes-Benz(2025-09-09) — EQS with solid-state battery covers 1,205 km on a single charge
- QuantumScape·PowerCo(2025-09-08) — Ducati 전고체 배터리 주행 시연
- 산업통상부 보도자료 전재(2026-09-22) — 배터리 산업기술 로드맵 (전고체 '27 시제품·'28 400Wh/kg·'30 상용화)
※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 기관 보고서·표준·논문·회사 발표와 보도에 적힌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회사별 목표 연도는 발표 시점의 계획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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