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비·특장차

전동 지게차 비중과 창고 자동화, 통계로 본 흐름

fullmethod 2026. 9. 24. 07:00

 

지게차가 엔진에서 전기로 얼마나 넘어왔는지, 그리고 그 지게차가 일하는 창고가 얼마나 자동화됐는지를 정리합니다. 지게차 배터리가 납축전지에서 리튬인산철로 바뀌는 이유를 다룬 글이 전동 지게차를 전제로 했다면, 이번 글은 한 걸음 물러나 전동화 자체를 봅니다. 업계 통계와 정부 발표, 회사 발표문에 적힌 숫자를 모았고, 해석은 가능한 한 줄였습니다.

세계 지게차·운반 장비 주문 79%가 전동, WITS 통계

세계 지게차 통계로 널리 인용되는 자료가 WITS(World Industrial Truck Statistics, 세계 산업용 트럭 통계)입니다. 북미 ITA(산업트럭협회), 유럽 FEM, 중국 CITA, 일본 JIVA,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KOCEMA) 등 7개 협회가 주문과 출하 대수를 모아 만들고, 대륙별 요약을 분기마다 공개합니다. 가장 최근 공개본은 2026년 7월에 나온 2025년 4분기 자료입니다.

WITS가 세는 것은 지게차만이 아니라 전동 팔레트 트럭 같은 창고 운반 장비까지 포함한 산업용 트럭입니다. 1종은 운전자가 타는 전동 지게차, 2종은 창고용 전동 탑승형, 31·32종은 걸으면서 다루는 전동 장비이고, 4·5종이 엔진 지게차입니다. 1·2·31·32종을 전동, 4·5종을 엔진으로 묶어 대수로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배터리 종류가 아니라 동력 기준, 비중은 글쓴이 계산).

  • 2022년 — 세계 주문 2,182,772대 중 전동 70.7%
  • 2023년 — 2,088,397대 중 전동 72.6%
  • 2024년 — 2,159,814대 중 전동 77.0%
  • 2025년 — 2,379,566대 중 전동 79.4% (출하 기준으로는 79.5%)

WITS 통계로 본 세계 지게차·운반 장비 주문 가운데 전동 장비 비중을 연도별 가로 막대로 그린 그림이며 2022년 70.7%, 2023년 72.6%, 2024년 77.0%, 2025년 79.4%로 늘었다

이 비중에는 대수가 많은 보행형 전동 장비(31·32종)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같은 표에서 운전자가 타는 카운터밸런스 지게차, 곧 전동 1종과 엔진 4·5종만 비교하면 전동 비중은 2022년 37.2%에서 2025년 47.2%로 올랐습니다(글쓴이 계산). 흔히 떠올리는 카운터밸런스형 지게차로 좁히면 아직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셈입니다.

2025년 표를 대륙별로 나눠 보면 차이가 큽니다. 유럽은 주문 644,220대 가운데 엔진 지게차가 48,034대로 전동 비중이 92.5%입니다. 아메리카는 388,195대 중 엔진 지게차가 106,755대(전동 72.5%)이고, 주문이 가장 많은 아시아는 1,282,714대 중 엔진 지게차가 305,812대(전동 76.2%)입니다(모두 글쓴이 계산). 세계 전체 79%는 이 세 대륙과 그 밖의 지역을 합친 값입니다.

미국 공장 출하 통계는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연도별로 공개돼 있어 흐름을 길게 볼 수 있습니다. ITA 표는 보행형을 3종 하나로 묶어 두었으므로, 이 3종을 전동 탑승형(1·2종)과 합쳐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전동 비중은 2000년 55.0%에서 2025년 72.4%로 올랐습니다. 다만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 2021년 72.8%에서 엔진 지게차 출하가 크게 늘어난 2023년 61.9%로 내려갔고, 2024년 67.7%를 거쳐 회복했습니다.

전동화가 늦었던 중대형 지게차, 출시 기사로 본 사정

전동화의 속도는 지게차 크기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중대형 전동 지게차 출시 발표(2025년 5월)를 다룬 한국일보 기사는, 실내에서 쓰는 소형 지게차는 소음과 매연 문제로 전동화가 보편화됐지만 실외에서 주로 쓰는 중대형 지게차는 전환이 느렸다고 설명합니다. 기사는 탄소중립 정책과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중대형 시장도 전동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봤습니다. 이 회사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단 5~9톤급 6종과 4톤대 2종을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지게차 통계에 전기 지게차가 적게 잡히는 사정

국내 숫자는 읽는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환경부가 2025년 8월 장관의 건설기계 제조 현장 방문에 맞춰 낸 발표를 보면, 건설기계관리법에 따라 등록된 건설기계 약 55만 4천 대 가운데 전기 건설기계는 약 8,500대(1.5%)이고, 지게차 약 22만 대 가운데 전기 지게차는 약 1천 대입니다.

같은 발표는 여기에 단서를 붙였습니다. 물류창고처럼 실내에서 쓰는 전기 지게차는 이 숫자에 들어 있지 않고, 따로 약 4만 대로 추산된다는 것입니다. 등록 통계만 보면 전기 지게차가 0.5%도 안 되지만, 이 단서대로라면 등록된 약 1천 대보다 훨씬 많은 전기 지게차가 통계 밖에 있는 것으로 읽힙니다.

국내 등록 지게차 약 22만 대 가운데 전기 지게차는 약 1천 대이고 등록 통계 밖에 실내용 전기 지게차 약 4만 대가 따로 있다는 것을 상자 크기로 비교한 그림

정책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같은 발표에서 전기 지게차 보급 사업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2025년 10월 환경부를 개편해 출범)는 2026년 1월 무공해 건설기계 보급사업 지침을 개편해 전기 지게차 구매 지원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이때 기후부 녹색환경정책관은 건설기계가 자동차보다 대수는 적지만 대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 전동화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했습니다. 지원 조건과 지자체별 금액 예시는 지게차 배터리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가 가솔린·프로판·천연가스를 쓰는 점화식 엔진 지게차(4·5종에 해당)를 대상으로 무배출 지게차(ZEF, Zero-Emission Forklift)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CARB는 연방 환경보호청(EPA)에 승인 신청을 아직 하지 않았다며, 승인 전까지는 민간 사업장에 이 규정을 집행하지 않는다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집행 대상은 주·지방정부가 보유한 지게차입니다.

창고 자동화와 무인 지게차, 공식 발표로 본 현황

지게차가 전기로 바뀌는 사이, 창고 안에서는 사람이 타지 않는 장비를 들이는 사례가 발표되고 있고, 이를 제도로 뒷받침하는 인증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첨단·자동화 시설과 장비, 시스템을 갖춘 물류센터를 인증하는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를 2021년 7월 도입했고, 2024년 11월까지 51곳을 인증했습니다. 국토부는 인증을 받은 곳에 건축비나 자동화 장비 구입비 대출 이자를 0.5~2%p(퍼센트포인트)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증센터 누리집에는 그 뒤의 인증 공고도 2026년 7월(2026년 제2호)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회사 발표로 확인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 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2023년 2월 발표) — 무인 운반차(AGV) 1,000대 이상, 소팅 봇, 무인 지게차 등을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 현대위아(2026년 9월 발표) — 스스로 짐을 싣고 내리는 무인 지게차가 2027년 5월부터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고, 완전 무인 상·하역 지게차 공급은 국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세계 통계로는 국제로봇연맹(IFR)의 수치가 있습니다. 2024년 전 세계에서 팔린 전문 서비스 로봇 가운데 운송·물류용이 102,900대(전년 대비 14% 증가)로 가장 많았고, IFR은 그 대부분이 물건을 옮기고 다루는 이동 로봇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람이 타지 않는 지게차와 운반 로봇의 안전 요구사항은 국제표준 ISO 3691-4가 다룹니다. 2023년 판의 제목은 '산업용 트럭 — 안전 요구사항과 검증 — 제4부: 무인 산업용 트럭과 그 시스템'이고, 표준 소개 자료에 따르면 무인 운반차(AGV)와 자율 이동 로봇(AMR) 등이 적용 예로 들어 있습니다.

찾아보며 눈에 띈 것은, 지게차가 전기로 바뀌는 흐름과 창고 장비가 무인화되는 흐름이 같은 창고 안에서 겹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인 장비가 스스로 충전하는 방식과 물류센터의 충전 설비는 따로 한 편으로 다루겠습니다.

정리하며

  • 세계 — WITS 기준 지게차·운반 장비(팔레트 트럭 등 포함) 주문 중 전동 비중 2022년 70.7% → 2025년 79.4%(글쓴이 계산). 2025년 유럽 92.5%, 아시아 76.2%, 아메리카 72.5%. 운전자가 타는 카운터밸런스 지게차만 보면 2022년 37.2% → 2025년 47.2%(글쓴이 계산)
  • 미국 — 공장 출하 기준 전동 비중 2000년 55.0% → 2025년 72.4%, 그사이 2023년 61.9%로 하락
  • 중대형 — 실내 소형은 전동화가 보편화됐고, 실외 중대형은 전환이 늦었다는 출시 기사의 설명
  • 국내 등록 통계 — 지게차 약 22만 대 중 전기 약 1천 대. 실내 전기 지게차 약 4만 대(추산)는 등록 통계 밖
  • 정책 — 국내 2026년 전기 지게차 구매 지원 신설, 캘리포니아 무배출 지게차 규정은 민간 집행 보류
  • 창고 자동화 —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51곳(2024년 11월, 이후 2026년 7월까지 공고 이어짐), 운송·물류 로봇 2024년 세계 판매 102,900대(IFR)

[다음 글]에서는 전기 기초로 돌아가, 유효전력·무효전력·피상전력과 역률이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참고자료

※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9월 기준으로 위 자료에 적힌 값이며, 전동 비중(%)은 WITS·ITA 표의 대수로 글쓴이가 계산한 것입니다. 통계마다 집계 범위(주문·출하, 지역, 장비 분류)가 달라 서로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기업 사례는 각 회사의 발표 내용입니다.